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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e (poetic) walk

  • 2021-01-27
  • Hit : 1532


일상이라는 이름으로 누렸던 날들의 소중함을 깨닫고 있다. 당연하게 여기거나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들을 되찾기 소망하면서도 하루를 그저 소박한 일상이라 부르고 싶지는 않다. 가령, 기다리던 첫눈이 내려 벅차오르다가 눈 녹듯 한없이 고요해지는 기분과 분위기가 모두 소거된 것만 같아서. 매일매일이라는 말은 일상보다는 더 개별적인 하루를 연상시키지만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진다. 반복과 누락 없는 하루의 행복은 어떤 말로 적확하게 읊어질 수 있을까.


'시와점심'



감각적인 시어를 고르듯 다채롭고 신선한 재료를 손수 선별해 정성껏 다듬어 요리한다. 요리는 평범함과 특별함 사이에 놓인 기쁨을 스스로 밀고 당기는 일이다. 평범하지만 신선한 재료를 고르고, 천연 재료들의 조화로운 운율 속에서 특별한 감칠맛을 내는 방식으로 말이다. 그 즐거움은 마치 비건 음식처럼 순하고 건강하다.



“돌이켜 보았을 때 조금 더 기억에 각인된 순간이 진정한 행복이었던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나의 행복은 아내와 부모님께 정성껏 한 끼 식사를 대접하고 상대방이 그 음식을 맛있게 먹어줄 때였다.”



소중한 사람을 위해 점심을 직접 요리하는 일 그리고 그 음식을 기꺼이 대접받는 일은 서로에게 결코 쉬이 잊히지 않는다. 우리는 어떤 사람이나 일, 느낌 따위가 눈앞이나 마음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계속 감도는 것을 감친다고 말한다. 진정한 행복은 안개처럼 우리 주변에 조용히 머물며 기억 속에 오래 감친다.


'발자국처럼 남겨진 시'



오후 느지막이 동네를 걷는다. 가볍게 조깅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을 통해 미처 몰랐던 작은 보람과 대가 없이 누렸던 깨끗한 거리의 여백을 깨닫는다. 비로소 하얗게 쌓인 눈 위에 발자국처럼 남겨진 시 앞에서 잠시 멈추어 선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라는 구절을 가장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이웃과 시를 매개로 대화를 나눈다. 일터로 나간 엄마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던 나의 유년을 회상하며 멀리 던진 시선이 산과 하늘의 경계에 가닿는다. 구름의 속도로 다가올 날들이 겸허히 엎드린 산의 능선처럼 조금 더 완만하기를 바란다.



'하루의 공감각적 여운'

“여가에 무엇을 하기보다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활력을 얻는다. 일과를 마친 저녁에는 주로 라디오 클래식 채널을 틀어 놓고 소파에 앉아 독서를 한다. 그마저도 무리하게 많이 읽지 않으려 한다.”



오늘과 내일 사이 갈피처럼 주어진 혼자만의 시간을 오롯이 받아들인다. 하루의 부피와 밀도를 조율하는 동안 더 자주, 더 가까이 보지 못하는 얼굴들의 표정과 음성이 섞인 공감각적 여운을 음미한다. 잠시 떨어져 있는 만큼 다시 함께할 시간이 내밀해지리라 믿는다. 단지 곁에서 머무는 것만으로도 고마울, 아무런 비유 없이도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고개 끄덕일 하루를 기약한다.



어쩌면 고유한 하루의 행복을 온전히 담아내는 표현은 없을지도 모른다. 시인은 불가능한 언어를 창조하고 기어이 삶을 밝힌다. 오늘 우연히 마주한 시비 위에 새겨진 해, 엄마, 빗소리를 상상해 본다. 세상을 떠난 시인이 소중한 기억 속에서 헤아렸을 시어들은 우리를 영원히 위로할 것이다.



시를 잘 모르지만 일상을 관조하고 가치를 발견하는 일이라면, 오늘 하루의 크고 작은 움직임 모두가 시적인 걸음이 아니었을까. 각자만의 시어를 떠올리듯 자신의 고유하고도 시적인 걸음을 내디뎌 보자. 일상 속 이미 주어진 것들 사이에서 제각기 모습으로 아름다운 오늘을 함축하는 시어 같은 하루를 향하여.


사진 & 코멘터리 | 박유진 eugene bahc
프리랜스 에디터 | 정진욱 jinwook chung
로케이션 | 경기도 광명시 가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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