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moral 07 process
2019.06.12
balmoral 07은 그라더스만의 독일군 스타일 신발을 신고 싶다는 몇 몇분의 고객 의견에 의해 디자인을 시작했다. 독일군 갑피의 디자인 원형을 바꾸려 하면 애매한 디자인이 나올 것 같아 최대한 바꾸지 않고 원형 그대로를 착안했다. 하지만 기존 독일군과는 달리 가볍고 활동적인 러너 아웃솔을 적용하고 싶었다. 여러 후보들 중에 유행을 타지 않고 기본에 충실한 점이 마음에 들어 핸드메이드 클래식 러너 아웃솔을 선택했다.
아웃솔 중창은 이중 구조로 되어있는 100% EVA 소재로 천연고무 아웃솔과 결합했다. 이 아웃솔은 단가가 높고 생산기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일반적인 아웃솔보다 공정이 두번 더 발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볍고 품질이 높아서 가장 적합한 아웃솔이라고 판단했고 진행시켰다. 완성된 샘플로 두 달간 착화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굉장히 가볍고 활동적이며 스타일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룩에 매치하기 쉽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이번에 적용된 라스트의 프로파일은 반 사이즈(5mm) 체계로 넓은 발 볼과 높은 발등도 커버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위에서 볼 때 앞코는 살짝 둥근 아몬드 형태를 띠며 측면에서 볼 때는 전형적인 러너 라스트의 토스프링(toe spring)을 줄여 스포티한 감을 줄였다. 갑피에는 적당한 유분기와 부드러운 촉감의 이탈리아산 송아지 가죽과 스웨이드 소재를 사용했고 안감은 내추럴 타입 송아지 가죽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스럽게 에이징된다.
2020.06.12
balmoral 07 출시 이후 1년 만에 생산지를 변경하게 됐다. 포르투갈의 북부 펠게이라에 위치한 제조공장에서 생산된다. 우리의 비전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아들이 고전적인 방식을 고집하는 아버지를 설득하는 모습에서 시작되었다.
Made in Italy에서 Portugal로 변경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이 제품에 적용된 시멘트 공법(cementing consrtuction)은 전세계에서 흔하게 만드는 갑피와 창을 접착하는 공정이다. 이는 가벼운 운동화나 러너에 사용하기 효율적이고 적합한 공법이다. 공임비가 높아진다고 품질이 올라가지 않는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국내 수제화라 말하는 곳도 대부분이 시멘트 공법으로 제작할 것이다. 하지만 이탈리아 제조업은 난이도와 상관없이 평균적으로 높은 공임비를 받는 것이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다. 아마 전세계에서 가장 임금이 높은 것이 이 때문이지 않을까.
앞으로 출시 예정인 구두에 사용한 블레이크 공법처럼 섬세한 수작업이 더해지거나 특수한 공정이 있지 않는 한 이탈리아 생산은 더이상의 메리트가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무두질과 신소재 그리고 악세서리 파츠는 이탈리아가 상위 위치에 있다는 것은 인정하는 바이다. 앞으로 그라더스는 안종, 국가를 넘어 생산자의 올곧은 신념을 가진 업체를 선정하기로 했다. Made in Italy는 거시적인 개념에 불과하며 실질적인 품질을 대변할 수 없다. 미시적으로 그것을 만드는 사람의 행동과 제품을 대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 겉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소비자가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라더스는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소비자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꾸준히 연구 중이며 앞으로도 그의 주력할 계획이다. 신발의 진정한 가치를 회복시켜주기 위해 HWMI(how we make it)를 도입, 100% 추적가능성을 목표로 제품을 생산하고자 한다. 제조, 가공, 원자재, 기타 부품까지 역추적하여 소비자의 알 권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balmoral 07은 모든 원부자재의 가격을 전반적으로 인상 함으로써 동시에 품질부분을 더욱 향상 시켰다. 공임비는 낮아졌지만 봉제, 재단 그리고 완성도는 이탈리아에서 진행했던 것보다 월등히 우수하다. 흔히들 공임비를 낮췄으니 이윤을 더 남기겠다고 생각하지만 공임비를 낮춤으로써 원자재 가죽, 안감, 기술, 기타 부품에 대한 비용 투자에 힘을 주었다. 또한 중간유통 마진을 과감하게 줄여 불필요하게 늘어나는 판매가를 낮추며 제조원가에 투자하는 것으로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것에 주력했다.
디자인의 큰 변화는 없지만 1세대를 구매하신 고객의 소리에 집중했다. 예를 들어 앞코가 떨어진다는 고객들의 불편함을 적극 반영하여 스티칭을 추가함으로써 2세대에서는 이와 같은 불편함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했다.
신발끈과 더스트백은 모두 오가닉 코튼으로 변경했다. 내부에 들어가는 월형, 라스팅 보드 등 기타 소재 및 부품도 재활용된 걸로 교체했다. 지속적으로 제품의 불분명한 부분이나 부족한 점은 개선되어 나올 예정이다.
그라더스가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오랜 기간 다른 제품을 구매하지 않을 정도로 오래 사용되길 바라는 것이다. 즉, 지속가능성은 빠르게 바뀌는 것이 아닌 오래 사용되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2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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