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한 아침, 주섬주섬 옷매무새를 매만지고 몇 가지 소지품을 챙긴 뒤 신발장 앞에 선다.
신발장 문을 열면 오늘 점심 메뉴만큼이나 고민되는 신발 고르기가 시작된다. 오늘 옷에 어떤 신발이 어울릴까? 적당히 넓은 밑단과 적당히 편한 티셔츠, 하지만 신발에 “적당히”라는 단어는 없다. 한참을 고민하다 오랫동안, 이 옷과 함께했던 신발을 신고 후다닥 외출한다.
신발장 속 신발들은 저마다의 역할이 존재한다. 운동할 때는 이 신발, 넉넉한 바지에는 요 신발, 이렇게 말이다. 그러다 최근, 그라더스(grds)의 blucher 09 제품을 구매하며 가지고 있던 생각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둥그런 앞 코 그리고 볼륨감 있는 형태, 어찌 보면 조금 귀여울 수도 있는 blucher 제품인데 실제로 만나게 되니 그 느낌이 묘하다. 흔히 아트 피스를 감상할 때 오랜 시간, 주의 깊게 보아야 한다고 하지 않나? 나는 며칠 동안 유심히 신어보고 살펴보며 이내 수능에서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한 것처럼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곤 옷장에서 여러 옷을 꺼내 입으며 blucher 09 제품과 스타일링을 해본다.
하나의 신발 디자인이 컬러 스펙트럼에 따라 범용성까지 뛰어나기란 정말 쉽지 않다. 우리가 문을 열면 빽빽하게 들어찬 신발이 바로 그 이유다. 그들이 고심해 만든 흔적들을 언어로 환원 시켜 설명이라는 프레임에 가두고 싶지 않기 때문에 직접 ‘경험’해보라는 말밖에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이 ‘경험’이라는 단어를 통해 그들의 비전인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 전환의 가속’에 대해서도 느껴보셨으면 좋겠다. 그들은 마케팅이나 제품 기획의 수단이 아닌 그들이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가지고 지속 가능함이라는 단어가 소비자에게 어떻게 닿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가고 있다.
기획 | 윤지혜 jihye yoon
사진 | 박유진 eugene park
스타일링 및 에디토리얼 | 박성조 seongjo park (테르나스튜디오)
2021. 09. 07
기획 | 윤지혜 jihye yoon
사진 | 박유진 eugene park
스타일링 및 에디토리얼 | 박성조 seongjo park (테르나스튜디오)
2021. 09. 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