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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상품명 브랜드 디렉터 박문수, 걸음은 불안을 잠식한다
판매가 ₩1
상품간략설명 인터뷰이 | 박문수 moonsu park
인터뷰어 | 김미래 mirae kim
편집 | 쪽프레스 press jjokk
기획 | 윤지혜 jihye yoon
사진 | 박유진 eugene park
디자인 | 신채린 chaerin shin
공간 | 더뮤지엄비지터 the museum visitor


2023. 0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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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245 250 255 260 265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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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디렉터 박문수, 걸음은 불안을 잠식한다 수량증가 수량감소 1 (  )
인터뷰이 | 박문수 moonsu park
인터뷰어 | 김미래 mirae kim
편집 | 쪽프레스 press jjokk
기획 | 윤지혜 jihye yoon
사진 | 박유진 eugene park
디자인 | 신채린 chaerin shin
공간 | 더뮤지엄비지터 the museum visitor


2023. 07. 24
상품명

브랜드 디렉터 박문수, 걸음은 불안을 잠식한다

판매가

₩1

상품간략설명

인터뷰이 | 박문수 moonsu park
인터뷰어 | 김미래 mirae kim
편집 | 쪽프레스 press jjokk
기획 | 윤지혜 jihye yoon
사진 | 박유진 eugene park
디자인 | 신채린 chaerin shin
공간 | 더뮤지엄비지터 the museum visitor


2023. 0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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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브랜드 디렉터 박문수, 걸음은 불안을 잠식한다

목차
The Walk #4
The Walk #4브랜드 디렉터 박문수, 걸음은 불안을 잠식한다

우리가 한 사람을 생각할 때, 그는 항상 무언가를 입고 있습니다. 현실 속에서도, 생각 속에서도, 꿈 속에서도 언제나 입게 되는 옷. 그것은 도대체 어떤 표현의 발로일까요? 옷을 만들고 이를 매개로 사람을 만나고 일을 벌여나가는 패션 브랜드 더뮤지엄비지터의 박문수 대표를 만났습니다. 이번에 그는 어떤 옷을 입고 우리를 향해 걸어왔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신을 신고 그의 여정에 동참할지, 즐겁고 구체적인 장면을 그려봅니다.

더뮤지엄비지터의 탄생

브랜드의 탄생에 대한 것이 첫걸음에 대한 소개가 되겠네요. 뮤지엄과 비지터라는 낱말 두 개가 겹쳐졌는데요, 뮤지엄이라는 공간은 어떤 의미고 거기 관여하는 다양한 방식 중 방문자란 정체성을 고르게 된 까닭이 궁금해요.
학창시절에 문화예술에 대한 갈증이 있었어요. 인문계학교를 다녀서 갈증을 풀 창구가 마땅하지 않았어요. 고교생활을 마무리하고 대학 입학을 앞두는 시간이 주어졌을 때 하고 싶은 것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강해지더라고요. 그래서 피티 자료까지 준비해서 부모님을 설득했어요. 결과적으로 부모님은 미국 유학까지 제안할 정도로 응원해주셨고요. 제 입장에서도 어려서부터 접한 문화 대부분이 태어난 곳이니, 기대를 안고 미국을 향했어요.

그런데 정작 패션학교에서의 수업이 진부하게 느껴졌죠. 테크닉을 배우기 전에 우선 삶의 자세와 연결되는 인문학 수업을 듣고 싶었는데 기술 위주의 커리큘럼이 꽉 짜여 있었거든요. 결정적으로는 학교의 선배들이 도무지 멋있어 보이지 않았어요. 저학년과 고학년이 함께 듣는 수업에서 곁눈질해서 보고, 또 대화를 나눠본 그들에게서 많은 걸 물려받을 것 같지 않았어요. 잠자코 이 학교에 계속 다니면 어느새 같은 모습이 돼 있겠구나 하고 불안감까지 들었어요. 아마 높은 학비와 생활비도 그런 생각을 부추겼을 거예요. 그렇게 의구심을 지낸 채로 지내다가 여자친구였던 지금의 아내랑 독일에 가보자는 이야길 나눴어요. 학비가 없거나 저렴하다고 들은 데다 문화적으로 채울 것이 많게 느껴지는 베를린으로 무작정 향한 게 스물한 살이었어요.

부모님께는 죄송하지만 편입이 된다는 거짓말을 하고 베를린에 갔어요. 미국 학교를 자퇴하겠다고 하니 학교에서는 비자를 만료하겠다고 몇 주 안으로 나가달라고 했거든요. 독일 가서는 학교를 다닌 게 아니라 도시 이곳저곳을 산책자가 돼서 걸었어요. 그러다 알게 된 사람이랑 커피 마시고 갤러리 구경 다니고 아무 데서나 독서하고 시 쓰고, 그러는 게 전부인 삶을 반년 안 되는 기간 누렸죠.

비자 문제도 있던 터라 때마침 입대를 결정했어요. 제가 군복무하는 동안 아내는 학업에 매진했고요. 그렇게 2년여가 다시 흐르고, 아내는 귀국해서 마뗑킴이라는 브랜드를 시작했고 저는 제대할 즈음이 되었죠. 그렇게 2016년에 아내에게 세계 여행을 제안했어요. 그렇게 1년을 더블린, 베를린, 파리, 뉴욕에서 지냈어요. 아내 일을 도우면서도 마음 한켠에 나의 브랜드도 얼른 만들고 싶다고 느꼈어요. 입사 같은 생각은 아예 선택지에 없었죠.

회사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결정은 일전에 학교라는 조직에서 느꼈던 염증과 연결된 건가요?
모르겠어요. 객기일 수도 있지만 내 거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처음부터 자연스러웠어요. 강박도 아니고 열등감도 아니고 방어기제도 아니고, 그냥 저한테는 자연스러운 어떤 게 있었어요. 여행 말미에 지내던 데가 뉴욕의 단칸방이었는데 이제는 이런 전전은 그만해야겠다, 자리를 잡아야겠다 하는 마음이 싹텄어요. 경험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드니 이제 본격적인 자본주의적 액션을 취해야겠다 싶어 브랜드 이름을 고민했죠. 나라는 사람은 원체 표현하는 걸 좋아하니까, 지금 내가 처한 상황, 내 모습을 브랜드 이름으로 표현하자고 만든 게 더뮤지엄비지터예요. 어떤 나라에 처음 방문하면 가장 먼저 찾는 곳이 갤러리나 박물관이었거든요. 한편으로는 현대예술과 결부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어요.

결국 뮤지엄비지터라는 브랜드 네임은 당시의 과장 없는 상태를 표현한 말이었잖아요. 상황이 만든 이름인 셈인데, 한편으로는 이름이 상황을 만들기도 하잖아요. 계속해서 이름에서 영향을 받고 계신가요?
브랜드 초기에 한 외국인 바이어에게서 그런 말을 들었어요. “아직 너의 브랜드는 브랜드 네임까지 다다르지 못한 것 같아.”

정말 좋은 이름이라는 뜻도 되겠는데요.
맞아요, 그의 말에는 칭찬의 의미도 들어 있었어요. 꼭 그 일화 때문은 아니지만 브랜드 네임은 제게 아직 크다고 생각해요. 아주 큰 그릇에 제가 담겨 있다고 느끼거든요.

안 그래도 계속해서 확장해나가고 싶다는 의지가 크잖아요. 
정말이에요, 그걸 담아낼 수 있는 이름이라 느껴져요. 옷이라는 것이 하나의 매개가 돼서 현대예술로 편입되기도 하고, 그러는 과정에서 프로젝트를 이끌어가고 싶다는 비전이 있어요.

시를 끼적이는 시간

여행하는 동안, 산책하고 쉬고 걸으면서 시를 끼적이셨다고 했잖아요? 
네, 아직도 가지고 있는데, 일부는 사라진 것 같고요.

보통 시를 쓴다는 것을 일상적으로 하기는 어렵잖아요. SNS나 메모장에 쓸 수는 있어도 시를 쓴다고 자각하거나 말하거나 발표하기는 말이에요. 그런데 여행하고 산책하고…….와 같은 층위로 시를 쓰고라고 아까 말씀하신 부분이 참 좋았어요. 생활이랑 문학이랑 가깝고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나서요.
실은 그때 겉멋이 좀 들어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 같은 상황이면, 이건 어떻고 저건 어떻고, 따져나가다 보면 아무것도 못 하겠는데, 그때는 잃을 것도 없었고 그야말로 형식의 구애를 받지 않는 삶을 영위했거든요.

그때는 얻을 것만 있으셨겠죠. 요즘도 시를 쓰세요?
요새는 일기를 매일 써요. 의식적으로 매일 쓰려고 해요. 쓰고 안 쓰고의 차이를 느끼거든요. 솔직히 말하면 자기계발의 일환으로 쓰고 있어요. 다짐하고 다잡고 정리하는 용도로요. 하루를 좀 더 잘 살고 싶어서요. 아까 말했던 그때에는 그런 건 없었거든요. 오늘도 내일도 어제도 비슷하고, 일주일 단위로 삶이 돌아가지도 않았고요. 지금은 아무래도 태스크가 있는 삶을 살다 보니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자각이 있어요.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참여하신 책에서 읽었어요. 고민으로 잠 못 드는 날이 꽤 된다고 적으셨죠.
요즘 확실히 그래요.

그 글을 되게 재밌게 읽었어요. 오래 잠 못 들다가 일어나서는 옷을 갈아입고 다시 잠을 청한다고 하셨는데요. 우리가 고통스러울 때조차 옷을 입고 있고, 또다시 새로운 마음이고 싶을 때 옷을 입는 모습이 리추얼 같아서 인상적이었어요.

소통, 소통, 소통!

생산과 소비, 휴식이 엉켜 있던 시절을 지나서 지금 디렉터로서 역할하는 시기는 어떻게 맞고 있으세요?
좋은 사람 콤플렉스까지는 아니어도, 다수의 팀원이 함께하다 보니까 좋은 리더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요. 팀원이 늘수록 제 디자인 실무 비중은 줄고 디렉터 역할이 커지는데요. 어떻게 하면 팀원이 잘 적응하고 발휘하게 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팀원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돼요. 그럼에도 이 브랜드의 에센스는 내가 만들어야겠다라는 책임감도 한 켠에 있고요.

만약 본인의 디자인을 직원 모두가 반대한대도 밀어붙이는 편인가요?
전부 다 반대하는 상황까지 가지 않게 해요. 제가 진짜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오래 빌드업한 다음에 발표하는 거죠. 사전 작업은 늘 필요해요, 느닷없이 들이미는 건 모두 싫어할 테니까.

좋네요. 오늘 사무실에 들어오면서 하나같이 바쁘고 활기찬 분위기를 느꼈는데요. 휘몰아치는 타임라인 속에서도 유념해나가려고 하는 원칙 같은 게 있을까요? 
요새는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이 시대는 소통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어요. 명품 브랜드들만 해도 소통하려고 기를 쓰는 게 보이거든요. 디자이너나 예술가라고 하면 신비롭고 고독한 분위기가 연상되던 시절도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편한 부분이 많았을 거예요.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의 문법이랑 지금 이 시대의 문법은 달라요. 저도 브랜드도 현시대랑 호흡해야 해요. 불통에 가까운 아집을 피우는 건 생존하고는 거리가 멀어요. 물고기가 물고기처럼 계속 살았다면 밖으로 못 나왔을 거예요. 이런 태도는 아내에게서 많이 배운 것이기도 해요.

두 분 각자 브랜드를 운영해나가면서도 스튜디오와 쇼룸을 공유하고 있으니, 영향을 주고받기 좋은 환경이겠어요. 
매사 주고받지는 않지만, 상황에 맞춰서 제가 “이거 좋더라, 이렇게 해봐”라고 할 때가 있고, 아내가 “너네 앞으로 이렇게 해보는 게 어때?” 할 때가 있죠. 사실 듣는 입장에서는 처음에는 짜증도 나지만, 혼자 조용히 방에 들어가서 생각해보면요. ‘그래, 그 말이 맞을 수도 있겠다’ 싶어져요. 하지만 예외 없이 반발심이 먼저예요. 거의 반사적으로요.

그것이 인간의 소통이란 거죠……
내 고집대로 오래 살았으니까, 다른 의견을 받아들인다는 게 쉽지는 않아요.

그런데 소통이라는 건 항상 상대를 필요로 하잖아요. 방금 말씀하신 아내분처럼요.
그렇죠.

그러면 소통이란 가치를 염두에 두고 브랜드를 운영해나간다고 할 때는, 구체적으로 무엇과 소통하는 건가요? 시대랄지 대중, 공중 같은 복수를 어떻게 인식하고 발견하고 계세요? 
가장 가깝게는 SNS에서 찾죠. SNS에서 발견할 수 있는 반응들, 그것을 고객이라고 인지하죠.

이를테면 어떤 옷을 디자인하고 만들었어요. 이 옷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디자인되었으므로, 어떻게 입어야 어떤 스타일링이 덧붙어야 이런 분위기가 이루어진다고, 저는 선형적인 서사를 제시해요. 서사가 있어야 감정이입을 할 수 있다고 믿거든요. 하나의 옷을 구입하기까지의 명분을 단단하게 만드는 데 이야기는 늘 도움이 돼요. 생략이나 숨김 없는 하나의 이야기를 발신하는 거죠. 그게 제가 생각하는 소통의 시작이에요. 무심하게 툭 던져서 보여주고, 룩북도 희미하고, 뭔지 모르겠는 게 멋이야라고 강압하는 건 이 시대랑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흥미롭네요. 서사적으로 더 많이 주어질수록, 더 풀고 채워야 할 단서들이 생기니까 소통이 완성되는 거군요. 브랜드 행보에 관해 얘기할 때 한 걸음이 아닌 반 걸음 앞서 나가고 싶다고 말씀하셨는데, 이와도 관련이 있나요?
네. 너무 앞서면 현시점에서는 의미를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이것 역시 일종의 소통이죠.

그렇다면 완전히 발 맞춰 가지 않고 반걸음 앞서 나가려는 건 어떤 욕구죠?
아마 혁신, 표현에 대한 원초적인 욕구일 거예요. 새로운 걸 표현하고 싶다고 늘 느껴요. 

아까 명분이란 표현을 쓰셨는데요. 구입명분이란, 소비에 대한 죄의식을 염두에 둔 표현인가요?
그렇다기보다는 많은 선택지에 대한 언급이에요. 대체할 수 없는 어떤 제품이, 어떤 브랜드가 되기는 힘들어요. 비슷한 것 중 이것을 골라도 좋다, 충분하다라는 명분을 느끼게 하는 걸 목표로 하는 건 달성 가능하죠. 다시 소통으로 돌아오자면, 소비자가 우리 브랜드에서 궁금한 것이 1 있어요. 그러면 우리는 10을 던져주려고 해요. 우리는 어떤 브랜드고 어떤 가치를 전달하고 어떤 활동을 하고 있다고,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당신의 일상에도 우리의 제안이 적용될 수 있게끔 하겠다고 이야기 나누는 식으로요.

그러면 고객이 인지하는 브랜드 정체성과 스스로 정체화하는 이미지가 일치하는 편인가요? 
그 둘 사이에 거리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봐요. 어제의 저랑 오늘의 저 사이에도 갭이 있으니 말이에요. 다만 ‘규모의 경제’를 생각하고 힘을 내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사이즈가 크고 영향력이 강할수록 조직의 메시지가 더 강력하게 전달되기 마련이잖아요. 규모적인 성장을 해서 초심으로 생각하는 것들을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마음을 다지는 거죠.

더 뮤지엄 비지터의 사무실. 작업 중인 패턴이 걸려있다.
다르고 빠른 팔들

지금 어느 정도 도정에 있다고 생각하세요?
초입에 진입했달까요, 막 입장권 끊었다고 생각해요.

시간적인 목표도 두세요? 5년, 10년마다 마일스톤을 둔다거나.
아뇨. 하루하루 사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크게 투쟁심 있게 살진 않고요. 다만 팀원들과 동기도 나누고 1년 단위로 정하는 마일스톤은 있어요.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은 브랜드다 보니까 새로운 프로젝트가 들어오거나 하면 프로젝트 단위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여러 목표를 정의해나가요.

팀원분들이 어떤 파트너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하세요?
저에게 없는 부분을 갖고 있으면 좋겠다고요.

많은 대표들은 물리적으로 몸이 하나니 두세 개의 몸을 갖고 싶어서, 나의 연장으로서 나와 같은 팀원을 찾기도 하죠.
팔이 부족하기도 하니 이왕이면 빠른 팔을 갖고 있는 직원이 있으면 좋겠지만, 나와는 전혀 달라서 내가 인정할 수 있는 친구인 게 가장 좋아요.

지금 브랜드에는 몇 명이 근무하세요?
열세 명이요. 디자인, 비주얼, MD, 총괄 팀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깡이라는 마인드

확장이란 키워드를 크게 염두에 두고 계신 것 같아요.
맞아요. 제가 투자자 입장이라 가정하고 이 브랜드의 가치를 평가한다면, 가지고 있는 것보다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보게 될 거예요. 그게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여기서 그칠 곳인지, 아니면 뭔가 더 해낼 수 있는 브랜드인지, 계속 커나가게끔 만들고 싶어요.

자비로라도 해외에서 전시를 열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잠재력을 보여주고 싶어서인가요?
그렇죠. 아까 말씀드렸듯 규모를 키우고 싶은 이유도 같아요. 더 쉽고 효과적으로 잠재력을 증명할 수 있어질 테니까요.

규모가 커질수록 책임져야 될 팀 크기가 커지니까, 한편으로는 선택이 점차 어려워지는 면도 있지 않나요. 규모의 역설이란 것도 있으니까요.
그치만 언제나 결단은 필요해요. 책임자가 괜히 책임자가 아니니까요.

책임자를 어떻게 정의하고 계신데요? 
올바른 생각과 깡이 있는 사람이요.

이때의 깡은 아까의 객기랑은 다른 거겠군요?
맞아요. 깡은 마인드라고 생각하거든요. 해볼 수 있겠어, 한번 해볼게 하고 말하는 친구들이 결국 책임자 역할을 맡게 된다고 믿어요. 

외부에는 손발이, 내부에는 정답이

환기할 때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세요?
어떤 작가나 작품을 보는 것보다도 공원을 걸으면서 생각하는 걸 좋아해요. 자연으로부터 얻는 에너지가 있어요.

자주 산책하는 길이 있으세요?
꽤 오래 아침마다 서울숲을 걸었어요. 어디든지 걷는 걸 좋아하고 자주 해요. 사람이 의지가 강하다고는 믿기지 않거든요. 끊임없이 생각을 환기해줘야 제대로 작동이 되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불안을 해소하는 법 하나는 손으로 글을 쓰거나 발이 움직여서 걷는 건데요. 손발을 움직이면서 아주 쉬운 무언가를 하는 것이지만, 그 속에 균형이 있고 복잡한 메커니즘이 있어요.

걸음과 생각의 관계에 듣는 건 항상 재밌어요. 걸으면서 생각이 없어져서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생각이 걷잡을 수 없이 많아져서 좋아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상반된 것 같지만 그때의 물리적이고 감정적인 변화들을 보면 사람이 역시 동물이구나 하는 게 실감되죠. 
맞아요. 그리고 오늘 인터뷰를 하면서 든 생각인데요. 예전엔 그랬거든요? 전엔 다 알 것 같았는데, 막상 질문을 들으면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 상황 속에 깊숙이 있어서 대답으로 쉽게 정리되지가 않아요. 큰 뜻 없이 던진 단순한 질문에도,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 채로 제대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물론 정답은 내부에 다 가지고 있는데도요. 그래서 그걸 물어봐주고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답은 자기 내부에 가지고 있다는 거죠?
네. 말하다 보면 정답이 찾아져요. 내부에 있었기 때문이겠죠. 오늘 이 인터뷰에 응하면서 요새 계속 복잡했던 머리가 단순해졌어요. 초심도 떠올랐고요.

지켜보기로는 멘탈이랄지 마인드가 건강해 보여서 도무지 잠 못 이룰 것 같지 않아요.
그런 편인 건 맞아요. 아내가 볼 때는 고민 없어 보인다고 항상 잔소리 듣거든요. 어제 자정에도 저에게 이런 식으로는 안 된다며 정신 차리라고 말해줬어요. 저는 뭔 소리냐고 대꾸하고는 도망쳤는데, 얼마 안 돼서 푹 잤어요. 물론 다음 날 아내가 해준 말을 곰곰 생각하긴 했지만요. 결국 대체로 잘 잔다는 건 복이 맞아요.

박문수 디렉터의 사무실. 작업할 때 사용하는 스프레이가 모여있다.


인터뷰이 | 박문수 moonsu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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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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