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슬라이드라 함은 여름휴가를 연상시키며 해변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제품이다. 하지만 대부분 일상복으로 입는 하의들과는 조화롭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부터 실내화로 자주 신던 슬리퍼의 형태가 오랜 시간 눈에 익어 아무리 가죽으로 제작된 제품이라 할지라도 일정 부분 아쉬운 마음이 들었고, 따라서 일상복과 잘 어울리는 제품을 만들고자 했다.
대부분의 슬라이드가 가지는 특유의 얇고 가벼운 느낌을 덜어내기 위해 가죽을 두 겹으로 덧대어 두께감을 주었다. 또한 아웃솔의 두께와 넓이, 경도를 올려 외부에서 신을 때에 보다 안정감이 느껴지도록 설계했으며 스티치 다운 공법을 활용해 한층 더 편안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게 제작했다.
패턴 앞뒤로 길게 설정하여 발가락 부분을 반 이상 가릴 수 있도록 디자인해 발가락이 보이는 부담스러움을 줄여 보고자 했다. 또한 발가락이 많이 드러날 경우 신발의 본래 목적인 발이 안전하게 보호받지 못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최종적으로 가벼운 슬라이드 느낌보다 샌들과 같이 신발을 신은 느낌을 제공하고자 했다.
갑피로 사용한 가죽은 Conceria OPERA의 Cobo grain이다. 이는 Fullgrain reversed suede(unlined)로 양면 모두 사용이 가능한 가죽이기 때문에 안감을 덧댈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안감을 덧댈 경우 스티칭 작업이 들어가야 하는데 이 작업이 생략되면서 제품이 주는 이미지와 디테일로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slides 04는 오키나와 해변을 걷는 상상을 하며 디자인한 제품이다. 소재의 특성을 은은하게 활용했다. 다른 소재끼리 사용할 경우 컬러감과 질감의 차이가 커 이질적인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하나의 가죽으로 앞뒷면을 활용하여 다른 브랜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다. 또한 오키나와 해변을 상상하며 물결 무늬 패턴을 여러 차례 수정 후 적용했다.
갑피 패턴 사이에 신는 이들로 하여금 영감을 받을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글귀를 형압했다.
‘My paradise. There is no real escape. We are living on a lonely island. Walk, do nothing and watch the summer sunset at Yoron island’
slides 04는 slides 03보다 두께가 두껍고 경도가 높아 실내보다는 실외에서 신는 신발로 설정했다. 풋베드의 안감은 slides 02와 03처럼 스웨이드가 아닌 가죽으로 설정해 더운 느낌을 덜어냈다. 이 때 아웃솔의 가죽 질감과 스웨이드 질감이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다.
스티칭으로 양쪽 가죽을 고정시키는 건 가장 쉽기도 하고, 단가를 낮출 수 있는 효율적인 선택지이다. 그러나 디자인적으로 접근할 경우 스티칭이 있고 없음으로 인해 제품이 주는 고급스러운 느낌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 또한 안감이 없는 제품이라 밑실이 발등에 닿을 수 있어 이는 디테일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만약 가죽끈으로 고정한다면 에스닉한 느낌이 강해 착장의 범용성에서 아쉬움을 느꼈다. 결국 리벳으로 고정된 모습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판단해서 테스팅을 하던 중에 고정력의 부족함을 발견했다. 따라서 상단에 가죽 탭으로 고정을 함으로써 내구성을 높였다.
2023. 06. 08
흔히 슬라이드라 함은 여름휴가를 연상시키며 해변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제품이다. 하지만 대부분 일상복으로 입는 하의들과는 조화롭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부터 실내화로 자주 신던 슬리퍼의 형태가 오랜 시간 눈에 익어 아무리 가죽으로 제작된 제품이라 할지라도 일정 부분 아쉬운 마음이 들었고, 따라서 일상복과 잘 어울리는 제품을 만들고자 했다.
대부분의 슬라이드가 가지는 특유의 얇고 가벼운 느낌을 덜어내기 위해 가죽을 두 겹으로 덧대어 두께감을 주었다. 또한 아웃솔의 두께와 넓이, 경도를 올려 외부에서 신을 때에 보다 안정감이 느껴지도록 설계했으며 스티치 다운 공법을 활용해 한층 더 편안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게 제작했다.
패턴 앞뒤로 길게 설정하여 발가락 부분을 반 이상 가릴 수 있도록 디자인해 발가락이 보이는 부담스러움을 줄여 보고자 했다. 또한 발가락이 많이 드러날 경우 신발의 본래 목적인 발이 안전하게 보호받지 못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최종적으로 가벼운 슬라이드 느낌보다 샌들과 같이 신발을 신은 느낌을 제공하고자 했다.
갑피로 사용한 가죽은 Conceria OPERA의 Cobo grain이다. 이는 Fullgrain reversed suede(unlined)로 양면 모두 사용이 가능한 가죽이기 때문에 안감을 덧댈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안감을 덧댈 경우 스티칭 작업이 들어가야 하는데 이 작업이 생략되면서 제품이 주는 이미지와 디테일로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slides 04는 오키나와 해변을 걷는 상상을 하며 디자인한 제품이다. 소재의 특성을 은은하게 활용했다. 다른 소재끼리 사용할 경우 컬러감과 질감의 차이가 커 이질적인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하나의 가죽으로 앞뒷면을 활용하여 다른 브랜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다. 또한 오키나와 해변을 상상하며 물결 무늬 패턴을 여러 차례 수정 후 적용했다.
갑피 패턴 사이에 신는 이들로 하여금 영감을 받을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글귀를 형압했다.
‘My paradise. There is no real escape. We are living on a lonely island. Walk, do nothing and watch the summer sunset at Yoron island’
slides 04는 slides 03보다 두께가 두껍고 경도가 높아 실내보다는 실외에서 신는 신발로 설정했다. 풋베드의 안감은 slides 02와 03처럼 스웨이드가 아닌 가죽으로 설정해 더운 느낌을 덜어냈다. 이 때 아웃솔의 가죽 질감과 스웨이드 질감이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다.
스티칭으로 양쪽 가죽을 고정시키는 건 가장 쉽기도 하고, 단가를 낮출 수 있는 효율적인 선택지이다. 그러나 디자인적으로 접근할 경우 스티칭이 있고 없음으로 인해 제품이 주는 고급스러운 느낌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 또한 안감이 없는 제품이라 밑실이 발등에 닿을 수 있어 이는 디테일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만약 가죽끈으로 고정한다면 에스닉한 느낌이 강해 착장의 범용성에서 아쉬움을 느꼈다. 결국 리벳으로 고정된 모습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판단해서 테스팅을 하던 중에 고정력의 부족함을 발견했다. 따라서 상단에 가죽 탭으로 고정을 함으로써 내구성을 높였다.
2023. 06. 08